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아날로그는 아직까지 나름의 맛이 있다. 그래서 아직도 직직거리는 LP판을 듣는 사람도 많고 펜으로 써야하는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여행책은 다분히 디지털의 느낌이 강하다. 유명한 장소를 사양 좋은 카메라로 현장의 모습을 아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화보나 같은 여행책과는 완전 반대다. 많이 알려졌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하는 서울의 여러 장소를 스케치로 설명하는 책이다.
경복궁, 명동, 광화문 광장, 청계청, 혜화동 등 서울의 잘 알려진 문화재 및 지역이라 누구나 자주는 가보지만 자세히 보지는 않는 곳을 저자는 오랜시간에 걸친 관찰의 결과물인 스케치로 보여준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문화재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저자와 좀 더 가까이 교감할 수 있다. 기존의 여행책들이 여행가서 찍어온 캠코더를 보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여행다녀온 사람들이 구수하게 펼쳐놓는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급격한 산업화로 급격하게 변한 서울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좀 더 아름답고 사람냄새가 나는 서울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저자는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울에 있는 많은 문화재와 도시계획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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