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비에서 화두가 되는 것이 바로 공정무역이다. 원료생산자를 착취하는게 아니라 상생한다는 의도에서 시작한 공정무역은 착한 소비라 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정무역 로고가 달린 상품이 있으면 조금 비싸더라도 기꺼이 구입한다. 세계일주로 무역을 하면서 재미를 본 저자는 어느날 공정무역 로고가 큼직하게 달려있는 캔커피를 마시면서 캔에 달린대로 공정무역이 실시되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들의 원료를 만들어내는 곳을 찾아다니며 과연 "공정무역"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두번째 여행을 시작한다.
저자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상품의 생산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부터 위험천만한 콩고까지 저자는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의 생산과정과 제조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여행에서 알아낸 현실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유럽에서 소비하는 랍스터는 니카라과에서 생산되는데 이 랍스터를 잡아오는 잠수부들은 제대로 된 장비나 안전규정도 없이 랍스터를 잡고 있었다. 그렇게 위험하게 일하고도 그들에게 돌아오는 수입은 얼마되지 않았다. 게다가 과다한 작업으로 잠수병에 걸리고 불구가 되어 죽어가는게 잠수부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핸드폰의 원료공급을 위해 콩고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위험천만한 광산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그들은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한다. 애플의 제품생산공장이자 수많은 자살자들로 유명한 중국의 폭스콘 노동자들은 박봉에 하루 18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으로 힘겨워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렇게 수많은 국가를 다니며 우리가 알고 있는 공정무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우선 공정무역인증의 허구성이다. 공정무역마크가 달린 제품들은 비싼 값으로 판매되지만 이렇게 들어온 수익의 대부분은 공정무역자체를 알리는 홍보비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맥도날드같은 글로벌기업들도 단지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해서 공정무역마크를 붙이는 것이지 공정무역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편에서는 고립된 국가의 비참한 농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나라 농민들 대부분은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 물론 그들도 밀과 같은 곡물을 재배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렇게 밀을 재배해도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서 농민들은 무장세력이 시키는 대로 어쩔 수 없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었다. 여기서 저자는 "무조건 금지하면 뭘 먹고 살란 말입니까"라는 농민의 말을 전하며 마약생산 국가들의 마약생산을 줄이기 위해서 무조건 봉쇄하고 압박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강대국이 문제국가를 길들이기 위해서 봉쇄를 하는데 이런 경우 그 나라의 수많은 민중들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데 이런 방법이 과연 정의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저자가 어두운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방문국가의 한두곳에서는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 윈윈하는 진정한 공정무역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공정무역 캠페인처럼 무언가 거창하게 진행하는게 아니고 단지 더 오래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기업,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 내고 싶은 농장주들이 오히려 진정한 공정무역을 하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최고의 품질을 낼 수 있도록 기술을 전수하고 제대로 된 값을 쳐주었을때 노동자들도 만족하고 기업이나 농장주들도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착취나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따뜻한 자본주의가 되려면 모두가 똑똑하게 이기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때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 등의 문제해결에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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