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에 중독된 모 연예인이 TV에 자주 나온뒤로 요즘 냉면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맛이 오묘한 평양냉면의 인기가 좋습니다.(이 글에서는 음식의 본고장을 표시하기 위해서 물냉면 대신 평양냉면, 비빔냉면 대신 함흥냉면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강렬한 맛의 양념장으로 맛을 쉽게 낼 수 있는 함흥냉면과 달리 육수로 맛을 내는 평양냉면은 육수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까다로워서 식당의 솜씨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평양 냉면은 처음 먹었을때 슴슴한 맛에 의문을 갖지만 자꾸 먹다보면 특유의 맛에 끌리게 됩니다. 마치 처음엔 떫은 맛에 의문을 갖다가 차츰 맛을 느끼게 되는 와인과 비슷합니다.
서울 4대 면옥중의 하나이면서 호불호가 갈리는 냉면집 을밀대를 소개합니다~
을밀대는 마포구 염리동에 본점이 있습니다.
점심때 찾아가면 위처럼 길게 줄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도 많지만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은편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식당이라 내부는 좀 낡은편입니다.
면수(면삶은 물)가 제공되는 다른 평양냉면집과는 달리 을밀대에서는 육수가 제공됩니다. 참고로 면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면수를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전에 가면 메밀맛이 덜 나지만 오후에 가면 진해진다고 하네요.
냉면의 가격은 상당히 비싼편입니다. 그래도 돈이 아깝지 않게 나옵니다.
이게 을밀대 평양냉면의 비주얼입니다. 슴슴한 살얼음 육수에 메밀이 듬뿍 들어간 사리가 나옵니다. 질기고 자극적인 일반적인 냉면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때문에 을밀대에 처음 오면 이 독특한 맛에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네요.
을밀대의 평양냉면은 면발이 굵고 잘 끊어지는 편입니다. 메밀의 함량이 높아서라고 합니다. 메밀의 함량이 높으면 잘 끊어지지만 전분의 함량이 높으면 함흥냉면처럼 질겨진다고 합니다. 제가 다녀왔을때만 해도 메밀성분이 많은 국수였는데 얼마전 아들에게 식당이 넘어가면서 옛날처럼 툭툭 끊어지는 맛은 없어졌다고 합니다.
2008년 북한에 출장다녀왔을때 평양 고려호텔에서 먹은 오리지널 평양냉면의 모습입니다. 육수색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슴슴한 국물맛과 메밀 함량이 높고 굵은 사리는 을밀대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 "하동관"편을 보면 하동관이 맛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옛날의 맛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노인들이 계속 찾아오면서 맛집이 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을밀대의 냉면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남한 식당에 파는 대부분의 평양냉면은 자극적인 맛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을밀대의 맛은 오랫동안 본고장의 맛을 유지하면서 실향민들의 사랑을 받아 유명세를 타면서 맛집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냉면외에 제공되는 녹두전입니다.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가서 상당히 맛있습니다. 둘이 가서 냉면 각 한그릇에 녹두전 하나가 딱 적당합니다.
몇주전 일산 을밀대에서 먹은 냉면의 모습입니다. 그전에 먹었을때보다 면발이 질겼습니다. 그래서 맛이 변했다고 하나봅니다. 그래도 을밀대의 냉면은 슴슴한 평양냉면의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냉면을 여름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냉면은 겨울음식입니다. 여름에 삼계탕 먹는 이열치열같은 원리때문이 아니고 메밀을 가을에 수확해서 그런거라고 합니다. 메밀을 수확하는 10월 정도에 냉면을 먹으면 메밀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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